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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전자소송 후기, 소장부터 준비서면 8번까지

insight98229 2026. 9. 2. 19:18

톡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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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보다가 '대한민국 법원' 카톡 와서 놀람”

'대한민국 법원' 카톡 알림에 심장 철렁, 나홀로 민사소송 해봤습니다

휴대폰에 '대한민국 법원'이라는 이름으로 카카오톡 알림이 떴습니다.

별생각 없이 폰을 보다가 그 문구를 보는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두근두근, 콩닥콩닥!!!' 떨리는 마음으로 몇 초간 화면만 쳐다봤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저의 첫 민사소송 경험이었습니다. 변호사 없이 소장을 쓰고, 전자소송으로 서류를 제출하고, 상대방과 서면을 주고받으면서 느꼈던 것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변호사 없이도 소송이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소송이라고 하면 당연히 변호사부터 선임해야 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청구금액이 크지 않은 사건이라면 본인이 직접 진행하는 '나홀로 소송'도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소액사건은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 이하인 민사사건을 뜻합니다.
저는 변호사 비용부터 계산해보다가, 제 사건 규모라면 직접 해볼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상담만 받아도 몇십만 원이 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청구금액을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클 것 같았습니다.
다만 '가능하다'는 것과 '쉽다'는 건 다른 이야기였습니다. 계약서, 문자메시지, 입금내역 같은 증거자료를 스스로 챙기고 정리하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았습니다. 특히 오래전에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다시 찾아 캡처하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렸던 기억이 납니다.

소장 작성, 어디까지 써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막상 소장을 쓰려니 무엇을 얼마나 적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혹시 제가 적은 문장이 나중에 불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소장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 당사자: 원고와 피고를 특정하는 부분
• 청구취지: 법원에 무엇을 요구하는지 적는 부분
• 청구원인: 왜 그런 청구를 하게 됐는지 시간 순서대로 설명하는 부분
저는 청구원인을 쓰면서 날짜별로 있었던 일을 먼저 메모장에 정리한 다음, 그걸 바탕으로 문장을 다듬었습니다. 순서 없이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면 앞뒤가 꼬이기 쉬웠는데, 시간순으로 먼저 정리해두니 훨씬 수월했습니다.
감정적인 표현은 최대한 줄이고, 사실관계와 이를 뒷받침할 자료 위주로 정리하려 애썼습니다. 처음 써본 초안은 억울했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서 다시 읽어보니 감정적인 문장이 많았습니다. 결국 몇 번을 고쳐 쓰면서 날짜와 사실관계 중심으로 다듬었고, 그제야 조금 소장다운 모양이 나왔습니다.

접수 후 절차를 몰라서 불안했습니다

서류를 제출한다고 바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대략적인 흐름은 소장 접수 → 피고에게 소장 송달 → 피고의 답변서 제출 → 원고의 반박서면 제출 → 변론 및 심리 → 판결 순으로 이어졌습니다.
사건에 따라 보정명령이 나오거나 변론기일이 여러 차례 잡히기도 해서, 모든 사건이 똑같은 기간에 끝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도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저는 소장을 제출하고 나서 상대방에게 송달이 되기까지도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서, 그 사이엔 하루에도 몇 번씩 사건 진행 화면만 들여다봤습니다.

카톡 알림, 처음엔 정말 당황했습니다

전자소송을 이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은 역시 그 카카오톡 알림이었습니다. 알림이 왔다고 해서 카카오톡 안에서 소송 내용을 다 확인할 수 있는 건 아니고, 안내에 따라 전자소송 사이트에 접속해 사건 내용을 직접 확인해야 했습니다.
처음엔 알림 하나에도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사이트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기면서 점점 익숙해졌습니다. 나중에는 알림이 와도 '또 뭐가 올라왔나 보다' 하고 담담하게 로그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준비서면 8번, 20일째 소식이 없던 시간

소장 하나로 끝날 줄 알았던 소송은 서면 공방으로 이어졌습니다. 준비서면을 8번이나 주고받으면서 처음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서면을 쓸 때마다 이전에 제출한 내용과 어긋나지 않는지 계속 확인해야 했고, 상대방 주장 전부에 감정적으로 반박하기보다 실제 다툼이 되는 쟁점만 골라 증거로 설명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상대방이 새로운 주장을 하나 꺼내면 저도 그에 맞는 자료를 다시 찾아 붙이는 식으로 서면이 계속 오갔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8번째 서면까지 쓰고 있었습니다.
8번째 서면을 낸 뒤 20일 넘게 별다른 연락이 없어서 '혹시 사건이 멈춘 건 아닐까' 불안하기도 했지만, 진행 속도는 사건 성격과 법원 일정에 따라 다르다는 걸 알고는 조급함을 조금 내려놓았습니다.

결국 필요했던 건 꾸준한 확인과 기록 정리입니다

직접 소송을 겪으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소장 제출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소장 쓰는 게 제일 어려울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그 이후 상대방 주장을 확인하고 대응 서면을 준비하는 과정이 훨씬 오래 걸렸습니다.
모든 절차를 처음부터 완벽히 알아야 한다는 부담은 내려놓아도 됩니다. 저 역시 법률 용어를 다 이해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그때그때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찾아보고 필요한 절차를 하나씩 확인해가며 진행했습니다. 제출한 서류와 증거를 폴더별로 잘 정리해두는 것만으로도 다음 대응이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지금도 20일째 소식 없는 사건을 붙잡고 조급해하기보다, 전자소송에서 진행 상황을 확인하며 다음 절차를 차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건 소장을 쓰는 순간이 아니라, 언제 다음 알림이 올지 모른 채 기다리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시간을 견디는 데는 결국 제가 제출한 자료를 다시 들여다보며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스스로를 다독이는 게 가장 도움이 됐습니다. 개별 사건은 쟁점이나 상대방 대응에 따라 진행 방식이 달라질 수 있으니, 판단이 어려운 부분은 필요할 때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8번째 준비서면 후 20일째 소식 없음”
처음 소송을 시작했을 때처럼 조급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지금까지 제출한 서류를 다시 정리해두고, 법원에서 새로운 절차가 진행되면 그때 필요한 대응을 차분하게 준비할 생각입니다.